최저임금 부담에 中 갔던 안마기업체 
美 백화점·홈쇼핑 한국산 선호 
내년부터 수원서 신제품 양산
아마존 입점…북미시장 공략
미래바이텍 김락기 대표이사 사장이 주력 수출 제품인 부츠형 발관리기 '프라벨 힐링부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래바이텍 김락기 대표이사 사장이 주력 수출 제품인 부츠형 발관리기 '프라벨 힐링부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산동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 안에 ‘메디니스’ 브랜드로 알려진 28년 전통 안마기 제조기업 미래바이텍 본사가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문닫을 위기에 처하자 중국 광둥성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이 회사는 일부 생산시설을 한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경기 수원산업단지에 공장을 신축해 내년 1~2월부터 신제품(사진·부츠형 발관리기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김락기 미래바이텍 사장은 “내년부터 신제품 양산은 한국에서 하게 된다”며 “이번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으로 한국에서 50~100명의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리쇼어링을 결정한 것은 미국과 유럽 바이어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그는 “미국 내 시어스백화점과 홈쇼핑업체 QVC 등 중산층 이상 소비자를 겨냥한 유통 채널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선호하면서 공장 이전 수요가 커졌다”고 했다. 미국 내 반중국 정서가 강해지면서 중국 제품 수입에 대한 규제가 잇따른 반면 한국은 모범적인 코로나19 방역 국가로 신뢰를 얻은 영향도 컸다는 설명이다.

국내 매출 비중이 70%가량인 미래바이텍이 겨냥하는 곳은 북미 수출시장이다. 김 사장은 “안마기의 주요 고객군은 중산층 이상과 고령층이기 때문에 미국 내 백화점과 홈쇼핑 채널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리쇼어링을 통해 중국 임금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인건비를 부담하게 됐지만 생산 효율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중국 공장의 불량률과 근로자의 숙련도, 시간당 효율 등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나은 면도 있다”고 했다. 미래바이텍은 내년 초 아마존 입점을 목표로 이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 본격적인 북미 수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 있는 국내 중소기업은 1만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국내 기업 유턴법(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올 8월까지 유턴 기업으로 선정돼 보조금을 받은 업체는 80개로 대부분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국내의 높은 인건비와 규제 장벽이 이들의 유턴을 가로막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각종 인증 규제 등으로 국내 기업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라며 “리쇼어링 대신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로 이전을 택하는 중소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